국내 최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태광그룹의 티브로드가 업계 6위인 큐릭스를 전격 인수했다. 이를 계기로 케이블TV 업계에 인수 · 합병(M&A)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티브로드홀딩스는 큐릭스홀딩스 최대주주인 원재연 대표의 지분 97.5%를 전량 인수했다. 인수대금은 2000억~3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서울 수도권 등에 15개 지역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소유하고 있는 티브로드는 큐릭스의 7개 SO를 추가하게 돼 1위 자리를 더욱 굳히게 됐다.

서울 5개와 대구 2개 방송구역에서 63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큐릭스는 그동안 케이블TV업계에서 M&A 최대어로 꼽혀왔다. 큐릭스의 작년 매출은 117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큐릭스를 인수한 티브로드는 가입자 수가 281만명에서 344만명으로 늘게 됐고 케이블TV 시장점유율도 23%로 높아져 CJ헬로비전(16%),씨앤앰(13%),HCN(8%) 등을 크게 앞서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티브로드가 서울,대구 등 알짜 지역의 SO를 갖고 있는 큐릭스를 인수함에 따라 케이블TV 시장에서 부동의 강자가 됐다"며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인터넷TV(IPTV) 사업자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티브로드의 큐릭스 인수를 계기로 CJ헬로비전 등도 SO 인수전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방송법 시행령 개정으로 하나의 케이블방송사가 소유 · 겸영할 수 있는 SO 수가 전국 77개 권역의 5분의 1(15개)에서 3분의 1(25개)로 늘어나 M&A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