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공공기관 '일자리 나누기(잡 셰어링)' 유도 방침이 청년 인턴 채용을 늘리는 정도로 매듭지어지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30일 각 공공기관에 대졸 입사자의 초임을 깎아 민간기업의 초임 인하를 선도하고 임금 삭감분을 청년인턴 채용에 쓰라는 내용의 '선진화 추진에 따른 공공기관 인력운용지침'을 보냈다. 그동안 공기업들은 감원을 통한 경영효율화 방침과 '잡 셰어링' 유도 정책 사이에서 딜레마에 직면했지만 결국 명쾌한 대안 제시 없이 임시직 채용을 일부 늘리는 정도로 봉합된 것이다.

운용방향에 따르면 대졸 초임 삭감으로 절감된 예산은 청년인턴 채용과 투자확대에 쓴다. 공공기관의 인력 조정은 자연감소와 희망퇴직 등을 활용해 3~4년에 걸쳐 중장기적 관점에서 단계적으로 추진하되,감소 인력의 일정 비율은 신규 채용을 병행토록 했다. 다만 공공기관 경영효율화 취지를 지키기 위해 정원 확대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공공기관 인턴은 1만2000명을 뽑는다. 기본계획(1만명)보다 2000명을 늘렸다. 지난해 말 이미 2875명을 채용해 올해 9300여명을 더 뽑게 된다. 1분기까지 연간 계획의 70% 이상을 채용토록 권고했다. 우수 인턴에 대해서는 전형시 가산점 부여,일부 전형 면제,일정비율 우선 채용 등을 인센티브로 제시했지만 기관별로 자율 결정토록 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정식 직원을 공채할 때 일정 비율을 해당 기관의 인턴 출신을 뽑도록 권고했다"며 "다만 시행 여부는 기관의 판단사항"이라고 말했다.

또 우수인턴이 다른 취업활동을 할 경우 해당 공공기관장 명의의 입사추천서를 발급하고 6개월 이상 근무자의 경우 인턴 수료증을 수여하기로 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