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509억弗 순유출..사상 최대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가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주식을 대거 파는 `셀 코리아'에 나서면서 자본수지는 사상 최대 규모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8년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는 64억1천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연간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인 것은 1997년(-82억9천만 달러) 이후 처음이다.

적자 규모도 한은이 예상한 45억 달러보다 다소 늘어났다.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국제 원자재 가격 안정 등으로 8억6천만 달러의 흑자를 나타내 10월(47억5천만 달러), 11월(19억 달러)에 이어 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지만 흑자 규모는 전달에 비해 크게 줄었다.

연간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그동안 경상수지를 지탱해주던 상품수지의 흑자 규모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21.8%)이 수출(14.3%)보다 늘어나 전년의 281억7천만 달러에서 59억9천만 달러로 급감했다.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났던 서비스수지 적자는 환율 상승으로 해외여행객이 줄면서 적자 규모가 전년의 197억7천만 달러에서 167억3천만 달러로 줄었다.

실제로 지난해 출국자 수는 2007년에 비해 130만 명 이상 감소했으며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전년의 158억4천만 달러에서 80억5천만 달러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소득수지는 이자수입이 늘면서 51억1천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고, 경상이전수지는 대외송금 수입 증가로 적자 규모가 2007년보다 27억5천만 달러 줄어든 7억7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석유제품 등 에너지류의 무역적자 폭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점이 연간 경상수지 적자의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자본수지는 연간 509억3천만 달러의 순유출을 나타냈다.

이러한 순유출 규모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된 1980년 이후 최대치다.

글로벌 유동성 위기 여파로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가 급증하면서 증권투자수지는 153억7천만 달러의 순유출을 보였다.

국내 투자자들도 해외증시 침체로 해외증권 투자를 많이 회수했으나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세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국내 금융기관들이 대거 해외차입금 상환에 나선 것도 국내에서 자본이 빠져나가는 데 영향을 미쳤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