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타격을 입은 해외 재보험 업계가 연초부터 재보험료를 10% 이상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의 손해보험료 부담이 연간 3000억~4000억원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손해보험사는 기업 물건을 받을 때 해외 재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기업 보험료를 해외 재보험료와 연동해 받고 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세계 재보험 시장의 계약 갱신 과정에서 미국 유럽 중국 등 지역을 막론하고 재보험료가 지난해보다 10%가량 인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막대한 투자 손실을 입은 해외 재보험사들이 영업에서 손실을 만회하려고 보험료율을 올린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허리케인 구스타프와 아이크로 인해 200억달러 규모의 손실이 난 미국의 재해 재보험료는 최대 25%까지 치솟았다.

국내 재보험사인 코리안리 관계자는 "해외 재보험료가 오른 만큼 국내 손보사와 기업이 부담해야 할 보험료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1월부터 갱신하는 재보험 물건에 대해 인상된 보험료율이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낸 보험료는 2007년에만 △상해보험 7827억원 △재산종합보험 9693억원 △해상보험 6517억원 등 3조3153억원에 달한다. 10%가 오른다면 3300억원 이상의 보험료가 늘어나는 셈이다. 삼성전자만 해도 공장 등에 대해 한 해 1000억원가량의 보험료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내 손보사가 해외에 내는 출재보험료도 10%가량 늘어나 재보험 해외수지도 악화될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가 내는 해외 출재보험료는 연간 2조원을 넘는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