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은행들의 작년 4분기 순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퇴출되거나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건설사와 조선사가 증가하면서 향후 손실에 대비해 쌓는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일부 은행들이 4분기에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다음 달 2일 신한은행의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KB금융지주(2월11일),우리금융지주(2월12일 또는 13일),하나금융지주(2월 중) 등이 차례로 작년 4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금융권에서는 4분기 은행 당기순이익이 전 분기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근 워크아웃 또는 퇴출된 건설사와 조선사에 대출한 금액에 대해 일정부분 충당금을 적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12개 건설사와 4개 조선사에 대한 구조조정 추진으로 은행들이 쌓아야 할 충당금 규모를 1조7800억원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충당금 규모가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올해 금융환경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고 선제적으로 부실에 대비하기 위해 은행들이 금감원 전망치 이상으로 충당금을 쌓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소형 건설사와 조선사를 상대로 한 2차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다음 달 중 선정되면 이들 기업에 대한 대손충당금도 4분기 실적에 반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4분기 순이익이 급감하고 일부 은행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김은갑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충당금뿐 아니라 희망퇴직 증가로 4분기에 관리비용이 증가하고 비이자수익이 급감해 은행권의 순이익이 전분기에 비해 3분의 1토막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4분기에 은행들이 받게 되는 일회성 이익에도 불구하고 충당금과 해외투자 손실 때문에 상당수 은행들이 분기 적자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