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보험 늘려도 헤지수단없어 수출기업 난감

새해 들어서도 여전히 환율이 널뛰기를 하고 있지만 정작 수출업체들이 환율 급등락에 대비할 수단인 결제기간 3개월 이상의 환변동보험은 언제 재개될지 몰라 수출기업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정부는 경제 활로를 뚫을 유일한 탈출구로 수출을 내세우며 수출보험 공급을 대폭 확대했지만 수출을 해서 번 돈의 채산성을 지키고 수출기업들이 안정적 경영을 할 수단인 환변동보험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반쪽 지원'이라는 지적이다.

28일 지식경제부와 수출보험공사(이하 수보)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금융위기에 따른 환율 급등으로 발생한 환변동보험의 제한적 판매가 새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환변동보험은 은행과 수보간 계약을 통해 이뤄지는데, 환율 급등으로 수보가 은행에 정산해야 하는 환수금 규모가 커지면서 공사와 거래은행간 크레디트 라인 한도가 초과돼 지난해 10월13일 인수가 중단됐다.

정부와 수출기업의 요구로 11월5일부터 인수가 재개됐지만 업체별로 일일 한도 50만 달러, 결제기간 3개월로 범위가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다.

이런 제약 탓에 지난해 수보의 전체 환변동보험 인수규모는 14조5천252억원이었지만 4분기에는 인수규모가 5천175억원에 불과했다.

작년 4분기 인수규모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하면 92% 감소한 것이고 작년 3분기에 비해서는 83% 줄어든 것으로, 실질적으로 공급이 중단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원.달러 환율은 새해들어서도 거래 첫날 61.5원이나 폭등한 것을 시작으로 급등락을 거듭, 한 때 1천400원에 근접하는 등 널뛰기 장세를 연출하고 있어 수출기업으로서는 안정적 계약이나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도 올해 수출목표를 일반적 전망치보다 훨씬 높은 4천500억 달러로 잡고 수출보험에 3천100억원을 새로 출연, 수출보험 공급규모를 지난해 130조원에서 170조원까지 대폭 확대한데 이어 한도가 조기 소진되면 예산을 더 확보해 추가 공급한다는 방침까지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정작 수출기업들이 필요한 환변동보험에 대해서는 별다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공사 측은 "실수요 헤지가 필요한 기업들이 인수한도 증액과 결제기간 연장을 요청하고 있으나 3개월 이상 헤지거래성사여부가 불투명하고 가능해도 기업들의 예상 환율보다 훨씬 낮은 보장환율밖에 제공할 수 없다"며 "은행과의 협의를 통해 상품을 내놓기 때문에 뾰족한 수가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