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던 소비자심리지수(CSI)가 정부의 경기 활성화 대책 등으로 국내 경기의 급하강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소득이 감소하고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가계가 다소 줄어든 것.

28일 한국은행이 전국 56개 도시 22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내놓은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월의 소비자심리지수는 84로 전달보다 3p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미만이면 과거(1999년 1월∼2008년 6월)의 평균값보다 소비심리가 나빠졌다는 뜻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야기된 지난해 9월 96을 나타낸데 이어 10월 88, 11월 84로 점점 낮아지다가 지난해 12월 81을 기록, 분기별로 조사가 이뤄지던 1998년 4분기(10∼12월)의 80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올 1월 84로, 신년들어 정부 정책에 힘입어 경기 급하강 우려가 잦아들면서 소비자심리지수가 소폭 개선된 것으로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현재생활형편과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항목의 소비자동향지수(CSI)가 전월보다 일제히 소폭 상승했다.

현재의 경기판단과 앞으로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현재경기판단CSI와 향후경기전망CSI는 전월보다 각각 6p와 10p 상승한 33과 66을 기록했다.
1월 현재 생활형편CSI도 전월보다 2p 상승한 72를 기록했고, 생활형편전망CSI는 80으로 전월보다 5p 상승했다.

6개월 후의 가계수입 전망을 소비자심리지수는 12월 81에서 1월에는 83으로 2p 상승했다. 소비지출CSI도 12월 89에서 1월에는 91로, 소비지출 감소에 대한 우려가 다소 진정됐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지출 위축으로 의료·보건비에 대한 소비심리지수는 전달(109)보다 1p 하락한 108로 나타났다.

자산항목별가치전망과 관련 주식가치전망CSI는 82로 전월보다 3p 상승했다. 금융위기로 종합주가지수가 급락한 이후 지난달에 이어 1월 소폭 반등한 것이 조사에 영향을 미쳤다.

물가수준전망CSI는 전월보다 1p 하락한 120로 낮아졌다. 물가가 상승하겠지만 그 정도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 또 금리수준전망CSI도 81으로 12p 하락했다. 금리가 12월보다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늘었기 때문이다.

또 앞으로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같은 4.0%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소비자심리지수가 개선된 것은 정부의 강력한 경기 활성화 대책과 빠른 구조조정으로 국내 경기 급하강에 대한 우려가 작아졌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경기전망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 만큼 소비자들의 향후 씀씀이가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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