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 올해는 절반 "만원에 만족해라"
"동결"또는 "반만 주겠다" 74% … 20%는 예·적금 등 금융권으로
2조 풀려…디카·MP3 등 구매
올해 세뱃돈 적정 규모는 1인당 1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5~19일 여성포털 사이트 이지데이가 2021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1만원을 주겠다'는 응답이 59%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5000원(15%),3만원 선(13%)이었다. 예년에 비해 반 가까이 줄어든 액수다.
야후코리아 조사 결과 응답자의 50%는 '세뱃돈을 동결한다'고 답했고 24%는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어설프게 주느니 안 주는 것이 상책'이라는 응답도 12%에 달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세뱃돈을 줄이는 노하우도 생기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부부가 같이 세배 받고 세뱃돈도 한 번만 지급한다'와 '세뱃돈 수혜 연령대를 대폭 낮춘다'다. 낯 뜨거운 일이지만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지 않는 만큼 올해는 어쩔 수 없다는 반응들이다. 불황 여파가 세뱃돈에까지 미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풀린 세뱃돈은 어떻게 쓰일까. 청소년 소비 유형과 행태 분석에 따르면 세뱃돈의 약 80%가 소비시장으로 돌아온다. 설 직후 어린이 · 청소년 대상 업종의 경기가 다소 활기를 띠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이마트의 상품별 매출 추이를 분석한 결과 설 직후에는 MP3플레이어와 디지털카메라 등 10만~20만원대 상품의 판매가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학년들의 장난감 매출은 4배나 늘었다.
나머지 20% 정도는 예 · 적금 등 저축으로 활용된다. 금융상품 가입 선호도는 어떨까. 지난 20일 대한생명 임직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세뱃돈으로 자녀명의의 예 · 적금 가입(41.3%)이 1순위로 꼽혔다. 다음은 어린이펀드(30.9%),어린이보험(3.9%),주식(2.3%) 순이었다. 예 · 적금의 경우 시중은행들의 '명절 마케팅'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종걸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재테크팀장은 "세뱃돈을 금융상품에 넣어 자녀의 경제관념을 키워주면서 목돈 마련까지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며 "적립식펀드의 경우 기한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에 세뱃돈 재테크는 어릴 때 시작할수록 좋다"고 조언했다.
고두현/박준동 기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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