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3일 실적 발표에서 밝힌 올해 전망은 '불확실성'으로 요약되며, 비용을 줄이고 꼭 필요한 투자만 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향후 경기회복기를 대비해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 자료에서 "올해 글로벌 경기 상황의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런 변화에 보다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시나리오 경영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 상무도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시장을 매우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며 "지출을 늘리지 않고 타사 정도의 투자 규모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또 홍완훈 전무는 "올해 반도체와 LCD 생산량은 너무 보수적이거나 공격적인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유동성있게 시장 상황에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 상황이 안 좋은만큼 회복 추이를 지켜보면서 투자와 생산 규모를 정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이 크게 떨어진 휴대폰 부문의 경우 "올해 1분기 마케팅 비용 등 비용 절감을 통해 영업이익률을 개선할 것"이라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그럼에도 어려운 시기에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히 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과 함께 주요 사업들의 비수기여서 수요 부진이 예상되지만, 하반기 경기 호전 때 최대 수혜자가 되기 위해 모든 사업 부문에서 경쟁사와의 격차 확대에 더욱 주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도체는 경쟁업체와의 기술 경쟁력 격차를 확대하고 수익성을 보다 높이는데 주력해 업계 리더십 강화의 기회로 활용하고, LCD는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중심 제품군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휴대폰 부문에서는 지역별 전략 모델을 강화하고 통신사업자들과 연계한 마케팅으로 올해 2억대 이상 판매에 재도전할 계획이다. 가전 역시 LED TV 같은 프리미엄 제품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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