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크게 증가하고, 미국과 아시아 지역의 경기지표 악화 등의 영향으로 크게 하락했다가 OPEC(석유수출국기구) 등의 감산 약속 이행 등으로 막판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2센트 오른 배럴당 43.67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40.41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3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13센트 상승한 45.15 달러를 기록했다.

미 에너지부는 이날 지난주 미국의 원유 공급량이 610만 배럴 증가해 3억3천270만 배럴을 기록, 지난 2007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불룸버그 등이 예상한 원유 재고량 140만 배럴을 크게 웃돈 수치다.

정유사들은 원유 소비가 줄어들면서 가동률을 2% 포인트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NYMEX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쿠싱의 재고량도 지난 주 0.7% 증가한 3천320만 배럴로 에너지부가 이 곳에서 재고량 산정을 시작한 2004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휘발유 재고량은 648만배럴 증가한 2억2천만배럴을 기록했고, 가정용 난방유 등으로 사용되는 정제유 재고도 79만 배럴 증가했다고 에너지부는 밝혔다.

주택 착공률이 지난달 16% 떨어져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59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고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2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 경기의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는 소식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반면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30만 배럴의 감산을 결정했으며 오는 3월 15일 OPEC 회의 전에 감산을 실행할 것이라고 지난 해 OPEC 의장이었던 차깁 켈릴 알제리 석유장관이 밝혔다.

앞서 쿠웨이트는 21일 고객사들에게 작년 12월 OPEC의 결정에 따라 공급량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OPEC의 신임 의장도 회원국들이 감산을 충분히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OPEC는 작년 12월 회의를 통해 1일 생산량을 42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했었다.

엑셀 퓨처스의 마크 왜고너 회장은 "에너지 재고량 증가에도 불구, 오바마 행정부가 현재 추진중인 경기 부양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주식시장이 반등할 것이고 이는 에너지 시장에도 확산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를 표시했다.

한편 구리 값은 미국의 신규주택 착공이 둔화됐다는 소식에 3.75센트(2.6%) 떨어진 파운드 당 1.396 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