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의 외자유치 본받자"
'에쓰오일이나 GM대우와 같이 외국자본을 유치해 산업협력을 강화하고 수출도 늘릴 수 있는 윈-윈(Win-Win) 전략을 찾아 봅시다. ' 이달 초 청와대 경제수석실은 지식경제부에 이 같은 방향으로 외자유치 확대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1991년 4억달러를 투자한 에쓰오일의 경우 기업 간 협력을 넘어 안정적으로 중동산 원유를 도입하는 데 기여했고,GM대우는 2002년 GM의 대우차 인수 이후 45만대였던 연간 수출량을 지난해엔 190만대까지 늘렸다는 설명도 있었다.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얼마 뒤 산업협력을 위한 외자유치 방안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고,22일엔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전 부처의 외국인 투자유치 확대 방안'을 제3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 다시 보고했다.

이날 발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민영화 대상 공기업과 공적자금이 투입된 민간기업의 지분 매각을 통한 외자유치를 중점 추진키로 한 점이다. 세계 경기침체로 매물을 내놓아도 당장 팔리지 않겠지만 외자유치로 해당 기업의 △수출선 확보 △대외 산업협력 △외화유동성 확보 등에 도움이 될 경우 적극적으로 매각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정부가 민영화 대상 공기업과 공적자금이 투입된 민간기업을 외국자본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함에 따라 어떤 기업들이 대상이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부처가 매각 대상으로 검토해 볼 수 있는 기업들을 보고했지만 증시 등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대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지경부는 산업은행이 30.5%의 지분을 갖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의 일부 지분을 중동 자본에 매각하면 숙원사업인 T-50 고등훈련기의 수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해 1 · 2 · 3차 공기업 선진화 추진계획을 통해 17개 공기업 및 자회사 민영화 방침을 발표했다. 비교적 굵직한 민영화 대상은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 산하 지방공항 1~2곳과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 공기업등이다. 외환위기 이후 국책 금융기관을 통해 공적자금이 투입된 민간기업도 해외 매각 대상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반도체 현대건설 대우인터내셔널 한국항공우주(KAI) 등 14개 기업은 사실상 정부가 주인인 만큼 지분의 일부 또는 전체에 대한 매각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류시훈/이태명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