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올해 1분기에 22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도는 가운데 종업원 5천여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21일 미 새너제이 머큐리뉴스에 따르면 인텔은 전사적 구조조정 작업의 일환으로 본사가 위치한 미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와 오리건주 힐스보로, 말레이시아 페낭, 필리핀 카비테 등 4개 지역의 공장을 폐쇄하고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인텔 최고경영자(CEO) 폴 오텔리니는 최근 사내 웹캐스트를 통해 "회사가 올해 1분기 석달 동안 수익이 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며 심각한 경영 악화 상황을 통보했다.

인텔은 1986년 4분기 실적이 적자를 기록한 이후 지금껏 흑자 상태를 유지해 왔다.

반도체 시장 분석가들 간에는 인텔이 올해 1분기에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견해와 순익이 1억 달러 가량에 머물 것이란 전망 등이 엇갈리고 있다.

인텔은 지난해 4분기 순익이 전년에 비해 90% 가까이 줄어든 2억3천400만 달러로 집계됐고 매출은 82억3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수요가 심각하게 줄어든 상태이고 지금과 같은 경기 침체 상황에서 인텔은 물론 그 어느 기업도 향후 실적을 정확하게 예측하긴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 컨설팅 전문가인 네이선 브룩우드는 "인텔이 이번 분기에 적자를 낸다해도 다른 유수의 반도체 회사들보다는 양호한 편"이라며 "이번 경기 침체를 이겨내지 못할 것이라고 볼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인텔 직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8만4천여명이며 4개 지역의 공장이 폐쇄되면 일부 직원들은 다른 지역으로 전보될 가능성이 있으나 최소 5천명은 해고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지난 2006년 전사적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1만명 가량을 해고한 적이 있다.

인텔 대변인 척 멀로이는 "경영진들이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의 경기 상황 때문"이라며 "개혁 작업은 올해 내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텔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주당 40센트 오른 13.26달러를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