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다임러그룹에서 만드는 경차 스마트 포투는 가는 곳마다 주변 시선을 끌어모았다. 앙증맞은 외형 때문이었다. 하지만 작기만 한 게 아니었다.

가속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경쾌하게 앞으로 튀어나갔다. 이 차를 수입 판매하는 스마트 코리아는 쿠페와 카브리오(오픈카) 등 두 가지 모델을 내놓고 있는데,이 중 쿠페형을 시승해봤다.

◆깜찍한 외형

스마트 포투는 2인승 모델밖에 없다. 그래서 이름이 '포투'(for two)다. 차의 앞뒤 길이가 2695㎜에 불과하다. 같은 배기량(999㏄)의 기아차 모닝과 비교할 때 840㎜ 작다.

하지만 운전석에 앉았을 때 둘이 앉기에 작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서양인 체구에 맞춘 덕분에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을 정도다.

전체적인 레그룸(다리를 둘 공간)도 넉넉했다. 좌석을 수동으로 뒤로 끝까지 밀면 발을 앞으로 쭉 뻗을 수 있었다.

차 높이(1540㎜)는 모닝(1480㎜)보다 오히려 높다. 게다가 머리 위에 커다란 파노라믹 선루프가 달려 확 트인 개방감을 줬다.

트렁크가 넓은 편은 아니었지만 웬만한 크기의 백팩 정도는 쉽게 넣을 수 있었다. 트렁크 문을 위아래로 열 수 있는데 밑 문은 그 위에 짐을 잠시 놓아둘 수 있는 받침대 역할을 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 따온 아이디어다.

스마트 포투의 배기량이 1000㏄에 못 미치기 때문에 국내에서 시행 중인 각종 경차 혜택을 다 받을 수 있다. 취득 · 등록세 할인이나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공영주차료 할인 등이 가능하다.

◆순발력도 '굿'

스마트 포투의 가속 페달을 밟으니 '경차'답지 않은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계기판엔 최고 속도를 시속 160㎞까지 낼 수 있다고 표시돼 있는데 최소 150㎞까지는 무리하지 않고 도달할 수 있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고속 주행 때의 흔들림도 적은 편이었다. 다른 경차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스마트 포투 기본 모델이 최고출력 71마력의 힘을 내는데 쿠페는 84마력의 힘을 발휘했다. 터보차저 엔진이 장착된 덕분에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무리가 가지 않았다.

가벼운 차체(830㎏)도 뛰어난 순발력을 발휘하는 데 한몫했다. 터보차저 엔진을 달았는데도 연비가 ℓ당 20.4㎞(자동변속기 기준)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스마트 포투의 또 다른 장점은 주차다. 작은 주차공간에 쏙 집어넣는 재미가 쏠쏠했다. 좁은 골목길을 달릴 때도 여유가 있었다.

스마트 포투는 작지만 안전성이 입증된 모델이다. 유럽에서 일반 중형차 수준인 별 4개의 안전도 평가를 받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언덕길에선 조심해야

스마트 포투를 운전하면서 언덕길을 오르거나 내려갈 땐 조심할 필요가 있다. 전진이나 후진 기어를 넣고 가속 페달을 0.7초 안에 밟지 않으면 차가 앞뒤로 밀리기 때문이다.

기어 박스엔 기본적으로 '파킹(주차)' 위치가 없다. 주정차 신호에 걸릴 때는 풋 브레이크나 사이드 브레이크를 계속 넣고 있어야 한다. 여성 운전자들은 다소 불편하게 느낄 법하다.

고속 주행 때 풍절음이 일시에 커지는 것도 귀에 거슬렸다. 정면에서 봤을 때 정사각형에 가까운 디자인 탓이다. 경적기를 울렸을 때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익숙한 소리는 아니었다.

스마트 포투의 국내판매 가격은 2350만~2790만원이다. 안개등,오디오,패들시프트 등 각종 옵션을 다 포함한 가격이다. 유로화 환율이 급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에서 팔리는 가격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배기량(cc):999
길이폭높이(㎜):269515601540
최고출력(마력):84
최대토크(㎏ㆍm):12.9
연비(㎞/ℓ):20.4
가격(만원):2350~2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