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금융부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화 대비 파운드화의 가치가 2001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BBC 등 영국 언론들은 20일 1파운드화가 1.386달러를 기록해 2001년 이후 가장 낮았고 일본 엔화와 비교하면 127.47엔으로 이 또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금융부문에 대한 정부의 구제금융 조치가 나온뒤 파운드화를 팔아치우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고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기록적인 손실이 영국의 금융 구조를 뒤흔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RBS 주식은 2008년 적자폭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19일 67%나 급락한데 이어 이날도 11%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370억파운드 규모의 1차 금융구제안을 내놓았던 영국 정부는 19일 2차 금융 구제안을 발표했다.

은행이 떠안고 있는 악성 채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와 은행이 일종의 보험을 맺고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기업체에 돈을 직접 빌려줄 수 있도록 500억파운드 규모의 펀드를 설립하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

투자자들은 그러나 금융 구제안이 결국 영국 정부의 재정을 약화시키고 파운드화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파운드화의 가치는 지난해 여름 1파운드당 2달러에 달했으나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ECU 그룹의 수석 경제학자인 닐 매키넌은 "투자자들이 정부가 떠안게 될 부담을 걱정하고 있다"며 "영국의 신용 등급이 하향조정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바클레이즈은행의 분석가는 "길게 보면 영국정부의 적극적인 조치는 영국 경제와 파운드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해석했다.

한편 최근 회복세를 보였던 유로화 대비 파운드화 가치도 20일 92.3펜스로 다시 떨어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성한기자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