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20일 유럽 증시는 비교적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과감한 경기부양책이 제시될 것이라는 예상에 지수가 일시 반등하기도 했으나 금융위기와 기업 실적 악화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지수가 꺾여 급락 장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 100지수는 0.42% 하락한 4,091.40으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지수는 1.77% 떨어진 4,239.85, 파리 증권거래소의 CAC 지수는 2.15% 급락한 2,925.28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범유럽 다우존스 스톡스 600지수는 경제 침체 심화로 기업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유럽 주요 증시는 한때 0.5% 안팎의 '반짝 상승세'를 보여 오바마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기대감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유럽의 은행들과 기업들의 실적 부진 등이 오바마 취임식을 계기로 살아나고 있는 기대를 누르고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됐다.

뉴욕 증시가 오바마 대통령 취임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다는 소식도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업종별로는 은행주가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프랑스 최대 규모의 은행인 BNP파리바는 이날 13% 하락했으며 영국의 로이드는 32%나 폭락했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