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주의 확산…'자유무역'이 움츠러든다
WTO, 피해국 제소 없이도 독자 조사키로
미국은 금융위기 여파로 자금난을 겪는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 포드 등 자동차 '빅3'에 대해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스웨덴은 볼보에 융자를 결정했으며,영국도 재규어 등에 대한 지원책을 검토 중이다. 이 밖에 독일과 대만은 반도체업체에 대한 대규모 자금 지원을 추진하는 등 보호주의가 급속히 확산되는 양상이다.
민간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은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보조금 색채가 농후해 WTO 규정에 위배된다. 각국이 자국산업 보호정책을 강화할 경우 공정하고 자유로운 기업활동이 어려워지고,결과적으로 국제무역이 크게 위축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은행에 따르면 올해 세계 교역량은 전년 대비 2.1% 감소해 27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각국에서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보호주의가 강화될 경우 경기 회복은 그만큼 지연될 것으로 우려된다.
WTO는 보호주의 확산에 대처하기 위해 다음 달 새로운 보호무역 방지책을 만들기로 했다. WTO 내에 전문조직을 설치해 글로벌 금융위기 후 가맹국들이 도입한 보호정책을 독자적으로 조사하고,시정을 요구할 방침이다. 그동안 보호주의적인 조치로 피해를 입은 국가가 제소할 경우로 한정됐던 실태조사 및 시정 요구를 WTO가 자체 판단에 의해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신제도의 특징이다. 조사는 WTO 사무국 내 전문가로 구성되는 태스크포스팀이 맡으며,1차 조사팀은 구성된 상태다. 2월 초순 특별회의를 열어 1차 조사 결과를 가맹국에 보고하고,해당 정부로부터 해명을 들은 뒤 시정대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는 보호주의로 무역이 축소되면 세계경제가 더 나빠지기 때문에 상호 감시체제를 구축해 각국의 보호정책 도입을 견제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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