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힘들 때 기업과 정부, 근로자가 한마음으로 힘을 합치고 바람직한 노사문화를 만들어 경제 난관을 극복해 나간다면 더는 바랄 것이 없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새해 바람을 이같이 나타냈다.

특히 이번 기회를 기업 경쟁력과 경제체질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경제회복은 더 빨라질 것이고 위기 이후에는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경제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갖가지 얘기들이 있다.

하반기에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긍정적 예측도 있고, 경기침체가 더 길어지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다행인 점은 최근 들어 외환시장이 좀 진정되고, 회사채 발행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장의 중소기업은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낙관도 비관도 금물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경제구조에서 미국과 중국 경제가 살아나느냐에 따라 국내 경기 회복 여부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 등 각국이 경기를 부양하려고 노력하는 만큼 지금은 당장 어렵고 힘들더라도 좀 참고 기다리면 밝은 날이 오지 않겠느냐.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지방 기업인들을 만날 기회가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지방경제가 많이 어렵다고 하는데 어떤가.

▲중소기업은 국내 경제에서 전체 고용의 87%를 차지하는 등 중요하다.

최근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지방 중소기업들이 직접 수출은 물론 수출업체에 대한 부품공급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금 사정 악화로 부도업체도 증가하고 있다.

지방경제를 살리려면 정부의 녹색 뉴딜 사업에 지방기업이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방의 건설업을 정상화하기 위해 미분양 주택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주택 수요 촉진을 위해 한시적으로 강도 높은 세제·금융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중소기업 애로 해소 계획은.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덜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 개선과제를 발굴해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국 67개 지방상공회의소의 기업애로지원센터에 법률과 무역, 세무 분야의 상담 전문가를 더 확충하겠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경영 애로를 해결하는 데 노력하겠다.

또 지난해 12월 발족한 중소기업경영자문단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하겠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위기를 타파하려면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가 필요하다.수출확대를 위한 정책과제는.

▲우리나라는 수출이 성장을 주도하는 경제구조이다.

그래서 수출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출을 늘리려면 무역금융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요즘 은행들이 환어음 매입과 같은 무역 금융업무를 축소하고 있어 수출 중소기업들이 애로를 겪고 있다.

수출보험공사의 수출보험기금 규모가 지난해보다 3천100억원 늘었지만, 필요하면 올해 추경 때 수출보험기금을 확충해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중국, 미국, EU 등에 집중된 수출시장을 중동, 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다변화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옮아가면서 올해 고용시장이 최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용시장 개선을 위한 방안은.

▲지난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취업자 증가 수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올해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일자리 만들기, 특히 청년실업 해소가 최대의 경제과제가 될 것이다.

고용시장을 개선하려면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오는 7월부터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해 2년의 사용제한 기간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대량 실업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늘리거나 기간제한을 폐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최저임금 수준을 조정하고 연령별 차등 적용 등 최저임금제도를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기업들은 될 수 있는 대로 인적 구조조정을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근로자들도 사용자와 협력해 임금인상을 자제해야 한다.

그 대신 젊은 층과 일자리를 나눠 가지는 등 많은 근로자가 함께 일을 나누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노사관계의 바람직한 방향은.

▲올해 노사관계는 개별사업장이 경영사정이 어려워져 불가피하게 일자리를 줄이거나 노동계가 비정규직 또는 최저 임금 등 노동관련 제도개선에 반대하는 탓에 갈등의 소지가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경제위기를 계기로 노동운동 방식이나 노사관계가 한 단계 올라서야 한다.

대립적 노사관계를 버리고 상호 협력해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노조활동도 바뀌어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