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재무관료 출신인 진동수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금융 · 기업 구조조정의 전문가이면서 국제금융에도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조기에 진화시키기 위한 소방수로서 부족함 없는 경력과 재무부 출신 특유의 정책적 감각,추진력을 겸비했다는 점이 발탁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진 내정자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금감위 구조개혁기획단 국장을 맡으면서 제일은행 매각작업을 주도했으며 이듬해 청와대 금융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 금융 구조조정 업무를 지휘했다. 이어 세계은행(IBRD) 대리이사와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을 맡으면서 국제금융 경력을 쌓았다.

2007년 8월 홍콩의 델타방코아시아에 예치된 북한 불법자금의 중개 문제로 북핵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봉착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청와대가 수출입은행을 통한 자금중개를 요청했으나 이를 거부,차관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지난해 2월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지난해 7월 수출입은행장에 취임했다. 참여정부에서 정무직을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 2기 내각의 핵심 요직에 발탁된 것은 수출입은행장으로 재직하면서 보여준 탁월한 정책 감각과 추진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재임기간 동안 임직원 임금동결 등 공기업 선진화 방향에 적극 부응하고 중소기업 지원단을 신설하는 등의 직제개편을 단행,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20억달러 규모의 달러화 채권 발행을 성사시키는 등 불안정한 외환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기여하는 등 선제적인 위기 대응 능력도 인정받았다. 전북 고창 출신인 진 내정자는 그동안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전 정부의 주요 인사에서 후보에만 오르면서 역차별을 받았으나 이번에는 제대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