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침체로 건설업계가 공공공사 수주강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경인운하사업이 6개 공구로 구분돼 내주 중 발주될 예정이어서 건설사들의 수주전이 가열될 전망이다.

총 공사비만도 1조3500억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공사다. 19일 한국수자원공사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수자원공사는 국토해양부와 설 연휴가 끝나는 다음 주 중 경인운하 건설공사를 6개 공구로 분할해 발주하는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사발주를 준비 중인 공구는 6개 공구이며 공구별 공사비는 △1공구 3906억원 △2공구 1956억원 △3공구 1550억원 △4공구 1245억원 △5공구 1748억원 △6공구 3116억원 등이며 턴키(설계 · 시공 일괄)방식으로 발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인운하 사업비의 경우 당초 국토해양부가 2조2500억원으로 밝혔으나,이번에 공사비가 1조3521억원으로 조정된 이유는 경인운하사업과 겹치는 굴포천 방수로 공사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구는 인천을 시점으로 구분됐다. 1,2공구에는 각각 갑문과 터미널 공사가 이뤄지고,3~5공구에는 교량시설이 들어선다. 6공구에도 터미널 · 갑문 등이 건설된다. 업계에서는 입찰과 설계심의 일정을 감안할 때 오는 6월 정도면 순차적으로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인운하 공사가 6개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일감을 따내기 위한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부산해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굴포천 방수로공사를 하고 있는 업체들이 공구 선택에 우선권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경인운하 건설공사가 굴포천 방수로 공사와 동일 구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굴포천 방수로 공사를 시공 중인 업체들이 공구를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굴포천 방수로 공사는 모두 3개 공구로 나뉘어 있으며 인천 쪽부터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 대림산업 등이 공사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1공구 입찰에 참가할 예정이며 GS건설은 3공구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굴포천 방수로 공사를 공동시공 중인 대우건설과 대림사업은 6공구를 놓고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삼성물산은 갑문이 포함된 2공구를,갑문에 대한 시공실적이 없는 SK건설은 교량이 포함된 4공구나 5공구 중 하나에 도전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메이저 업체 외에는 동부건설이 4공구를 맡고자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인운하는 서해로 흐르는 굴포천 방수로(14.2㎞)에다 한강 쪽으로 3.8㎞를 추가로 파내는 방법으로 만들어지며 총길이 18㎞에 폭은 80m다.

서해 쪽에는 인천터미널(284만㎡)이 만들어지고 한강 쪽에는 김포터미널(198만㎡)이 들어선다. 운하 남쪽을 따라 15.6㎞의 제방도로도 건설된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굴포천 공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수주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주택 분양시장이 워낙 안 좋아 공공분야에 집중할 처지인 만큼 만에 하나라도 낙찰에 실패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