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해를 맞아 한우 값이 연초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타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9일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서울 도매시장(축산물공판장)에서 거래된 한우 가격은 14일 기준 ㎏당 1만5천531원을 기록했다.

이는 미 쇠고기 수입 협상이 타결되기 전인 지난해 1월 한우의 월 평균 가격 1만5천368원을 웃도는 액수다.

서울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한우의 가격은 지난해 1월 정점에 오른 뒤 2월 1만4천926원, 3월 1만4천258원 수준을 보이다 쇠고기 수입 협상이 타결된 4월엔 1만3천907원으로 떨어졌다.

한우 값은 이후로도 하락을 거듭하다 쇠고기 수입이 본격적으로 재개된 7월 1만3천32원으로 바닥을 찍었다.

이후 다시 오르기는 했지만 지난해 12월 평균 가격이 1만4천222원으로 협상 타결 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지난해 12월 중순까지만 해도 1만3천원대에 머물던 한우 값이 1만5천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 30일부터다.

한우 값은 이후로 올 1월 6일 하루를 빼고는 줄곧 1만5천원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다.

7일과 9일에는 1만6천원을 넘기기도 했다.

이처럼 한우 가격이 최근 강세를 보이는 것은 기본적으로 설 명절을 앞둔 특수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설과 추석은 1년 중 쇠고기 수요가 가장 많은 때여서 한우 값도 이를 앞두고 한 달쯤 전부터 크게 오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요 요인만으로는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

최근의 한우 값은 똑같이 설을 앞두고 있던 지난해 1월 평균치보다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때와 달리 지금은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고 있는 시점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의 농수산물 무역정보(KATI)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월별 전체 쇠고기 수입량은 설 수요가 있었던 1월 2만6천69t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6월 1만4천285t으로 바닥을 찍었다.

이후 쇠고기 수입량은 서서히 회복해 9월 2만253t, 10월 2만1천742t, 11월 1만9천261t으로 늘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1월 323t, 2월 105t, 3월 104t 등으로 미미한 실적을 보이다 9월 7천30t, 10월 7천775t, 11월 6천210t 등으로 크게 늘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한우의 공급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결국 한우의 품질 경쟁력이 시장에서 차별성을 인정받으면서 그만큼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가격에는 설이란 계절적 요인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이어서 그 이후에도 한우 가격이 지금처럼 강세를 보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