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25명의 사장들을 교체한 데 이어 임원 자리 10% 감축을 골자로 하는 대규모 임원 인사를 실시한다.

하지만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들에 대해서는 자진 퇴사를 제외하고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18일 "부사장급을 포함한 임원 360명가량을 퇴임시키고 150명 안팎을 신규 임원으로 승진시키는 임원 인사를 19일 오전 발표할 예정"이라며 "그룹 전체 임원(1600여명)의 10% 남짓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는 삼성전자의 교체폭이 가장 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임원은 지난해 말 기준 800여명으로 2005년 400여명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3년 만에 두 배가량 불어났다.

에버랜드 임원 절반 퇴직… 신규채용은 전년수준

회사 관계자는 "실적 중심의 성과주의를 강조하면서 빠른 승진 체계를 도입하고 외부에서 임원을 대거 영입한 데 따른 결과"라며 "최근 3년 사이 상무급을 중심으로 임원이 크게 늘어나 조직이 비대해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각 사업부로 업무를 이관하는 경영지원총괄 산하 임원들을 비롯해 마케팅과 영업 분야 등의 임원들에게 지난 15일부터 개별적으로 퇴직 통보를 시작했다. 회사 관계자는 유기적인 조직 체계를 갖기 위해 임원을 포함한 인력 구조조정을 올해에만 국한하지 않고 향후 2~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보다 규모는 작지만 임원 퇴직 비율이 가장 높은 회사는 에버랜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20여명의 임원 가운데 절반가량이 이미 퇴직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도 임원 60여명 가운데 15명 안팎에 대해 퇴직을 위한 면담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임원 조정과는 반대로 조직문화 진작을 위해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은 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은 1998년 외환위기 시절 위기 돌파를 위해 6만여명에 달하는 임직원 가운데 약 40% 정도인 2만5000여명을 정리해고하는 충격 요법을 단행했다.

삼성은 또 계열사 조직 슬림화와 더불어 사장단을 포함한 임원들의 연봉 10~20%를 삭감하고 일반 직원들의 임금도 전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연봉과 의료비 지원 등 복리후생 규모를 축소하는 대신 대졸 신입사원 신규 채용 규모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한편 삼성은 21일 새롭게 선임된 각 계열사 사장들이 참석하는 첫 사장단협의회를 갖고 투자조정위원회와 브랜드전략위원회 등의 구성과 운영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