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부터 설연휴가 시작되지만 민족 최대 명절 분위기는 전혀 나지 않고 있다. 대부분 근로소득자들의 급여가 동결 또는 삭감되는 데다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실업에 대한 공포는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도 다시 불안감이 높아지고 실물경제는 당초 우려보다 더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한마디로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오는 22일 발표하는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선 금융위기로 작년 4분기 경제성장이 얼마나 뒷걸음질쳤는지가 구체적 수치로 나온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3분기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은 안팎에선 3분기 대비뿐 아니라 전년동기(2007년 4분기) 대비 성장률도 마이너스 3~4%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민 1인당 GDP도 2007년의 2만달러 수준에서 지난해엔 10% 이상 줄어 1만8000달러를 소폭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에 앞서 21일 '2009년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는다. KDI는 지난해 11월 말 올해 경제성장률을 3%로 전망했는데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예상보다 크다는 점을 반영,이번에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KDI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0.9%로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올해 취업자 수는 5만명가량 감소하게 돼 올해 실업문제가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될 공산이 커 보인다.

지식경제부는 수출확대를 위한 각종 행사를 연다. 20일 중국 수출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해 갖는 간담회와 22일 총력수출지원단 발대식이 그러한 자리다. 단순히 다짐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대책이 제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두고 이어진 산업은행과 한화그룹 간 줄다리기가 이번 주 결론난다. 한화는 분할인수안을 마지막으로 제시했지만 산은은 수용 불가 방침을 굳히고 있다. 때문에 대우조선 매각 결렬이 발표될 가능성이 크고,앞으로 분쟁은 한화가 인수보증금 3000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느냐 하는 문제로 바뀔 전망이다.

한 달간 이어졌던 건설업체 및 조선업체에 대한 평가작업이 끝나 이번 주 구조조정 대상이 확정된다. 주채권은행이 워크아웃이나 퇴출대상을 줄이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 반해 금융당국은 숫자를 늘리라 하고 있어 갈등이 고조될 전망이다. 금융시장에선 퇴출대상 기업 명단 등이 구체적으로 발표되면 주가 금리 등이 한차례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제부 차장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