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삼성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부사장으로 한 단계 승진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이 이번 사장단 인사를 통해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함으로써 경영진의 면모를 일신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전무의 부사장 승진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일부 있지만, 승진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전무는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2001년 3월 상무보를 거쳐 2003년 2월 상무가 됐고, 2007년 1월 현직인 전무로 승진하는 등 여느 임직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정규 코스를 밟아왔다.

주주와 임직원들에게 경영능력을 차근차근 검증받는 절차를 밟는 것이 직급 승진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이건희 전 회장 등 삼성 수뇌부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통상 전무 승진 후 만 3년이 지나면 부사장 승진 대상이 되는 삼성전자의 인사 관행으로 미뤄볼 때 이 전무는 이번 인사대상에 포함되기 어렵다.

또 경영권 편법승계 논란을 둘러싼 법원의 최종 판단이 아직 남아있고, 지난해 10월 신흥시장 개척을 위한 해외근무에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 일각에서 이번 인사가 '이재용 체제'로 가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식의 해석이 나오는 데 따른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단연 승진하지 않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이 전무는 이번 인사대상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고, 다른 관계자는 "승진을 서두를 이유도 실익도 없다"고 말했다.

이재용 전무 자신도 지난 16일 저녁 삼성전자 서초동 본사 앞에서 퇴근하는 길에 기자와 만나 이번 사장단 인사의 의미를 묻는 말에 "전 아무것도 아닌데요.

뭘..."이라며 몸을 낮췄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