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장들이 대출금리의 신속한 하락이 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 국책은행장들은 이날 이성태 한은 총재 주재로 열린 정례 금융협의회에서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하락에 따른 은행 대출금리의 신속한 하락이 단기적으로 은행수지에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실물경제의 과도한 위축을 방지하는데는 긴요하다는 인식을 같이했다.

지난해 말 3%대 후반이었던 CD금리는 최근 급락세를 보여 이날 오전 고시금리 2.97%까지 하락했다. 이에 따라 CD금리를 기준금리로 사용하는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최저금리가 이미 3%대에 진입했고 국민은행은 다음주부터 최저금리를 3.7%대에서부터 적용한다.

대출금리가 이처럼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은행수지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은행들은 지난해 6∼7%대 고금리 예금과 7%대 중반의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대거 조달해 놓은 상태여서 예금금리는 만기까지 고정금리인데 반해 CD금리 하락으로 대출금리는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장들은 이같은 경영여건에서도 대출금리를 낮은 상태로 유지할 계획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신용경색 해소를 위해 유동성을 풍부하게 공급하겠다고 밝히고 금융·경제 환경이 어려울 때에는 은행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커지는 만큼 보루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주기를 은행장들에게 당부했다.

실제 한은은 이날 설 연휴를 앞두고 증권사들의 원활한 자금흐름을 지원하기 위해 연 2.62%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방식을 통해 1조41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날 회의에는 강정원 국민은행장과 이종휘 우리은행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윤용로 기업은행장, 웨커 외환은행장, 민유성 산업은행장, 김태영 농협 신용대표, 장병구 수협 신용대표 등이 참석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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