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속 디플레이션 우려 점증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부진과 에너지 가격의 하락으로 지난해 미국의 생산자물가가 7년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심각한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하락하는 현상, 즉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에 비해 1.9% 떨어져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고 15일 발표했다.

특히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생산자물가가 0.9% 하락해 2001년의 1.6%하락 이후 7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01년 정보기술(IT)산업의 거품붕괴에 따른 경기침체가 진행되던 시기였으나, 당시는 상대적으로 침체기간이 짧았던데 비해 현재는 경기침체의 정도가 훨씬 심각하고 기간도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경기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물가가 계속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현상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미국이 디플레이션을 경험한 것은 대공황 이후 한번도 없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현재의 물가 하락세가 에너지 가격의 급락에 주로 기인하는 만큼 디플레이션으로 접어들 가능성은 아직은 낮은 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 통계에서 가격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량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는 0.2% 상승했으며 연간 기준으로는 4.3%의 상승률을 보여 198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그러나 고용사정이 갈수록 악화되고 소비 심리도 급속히 냉각됨에 따라 에너지와 식료품 이외에 일반 공산품과 서비스 부문에도 수요압력이 낮아지는 추세여서 디플레이션의 위험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