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 사이에 근로자들의 고용 유지를 위해 노동시간을 줄이고,임금을 깎는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이 확산되고 있다. 15일 일본 업계에 따르면 마쓰다자동차가 생산공장에서 일하는 정사원을 대상으로 고용유지를 보장하는 대신에 근무시간과 급여를 삭감하는 잡 셰어링 제도를 최근 도입했다.

마쓰다는 히로시마현의 본사 공장과 야마구치현의 공장 등 2개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약 1만명에 대해 종전 주야 2교대제의 야근을 폐지하고,1인당 근무시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인건비를 기본급의 경우 약 20% 줄이고, 시간외 근무와 휴일 출근 등의 수당도 크게 절감시켰다. 마쓰다는 이 같은 잡 셰어링을 일단 이달 중 실시한 뒤 신차 판매 상황을 지켜보면서 계속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미쓰비시자동차도 이달부터 시작되는 조업휴일에 근로자들의 기본급을 15% 깎기로 했다. 종전에는 회사 사정으로 조업을 쉴 경우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원래대로 지급했었다. 도요타자동차는 오는 2~3월 중 실시할 11일간의 휴업 기간 중 기본급을 20% 깎아서 지급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이 같은 임금 삭감을 '해고를 피하기 위한 잡 셰어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후지쓰의 반도체 자회사인 후지쓰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이달 중 국내 주력 3개 공장에서 근무시간 체제를 종전의 12시간(통상근무 8시간+잔업 4시간)에서 8시간으로 바꿨다. 니혼덴산은 내달부터 1만명에 달하는 정규직원의 기본급을 최대 5% 깎기로 했다.

한편 일본 기업 단체인 게이단렌과 노조 상급단체인 렌고(連合)는 이날 올해 임금협상을 위한 첫 회의를 열고, 정부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는 등 '고용안정을 위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일본의 노사가 공동선언을 발표하기는 2001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