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초임이 선진국보다 높아 이를 낮추는 문제가 제2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논의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열린 회의에서 대졸 초임을 공기업 부터 낮춰보자는 제안에 대해 "한번 검토해보자"고 말했다고 김은혜 부대변인이 전했다. 김기환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고용증대를 위해 대졸 초임을 낮추는 방안을 제안하며 "공기업에서 먼저 선도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한데 대해 이 대통령이 그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전광우 금융위원장도 "주요 국가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 대비 금융업계의 대졸 초임을 비교해 보면 미국은 61%, 일본은 135%, 한국은 207%로 우리 나라가 가장 높다"며 대졸 초임 인하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임금을 낮춰 고용을 늘리는'잡 셰어링'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외화자금 시장 여건이 다소 호전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외화 스와프 포인트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등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고 보고 정부 차원의 외화 유동성 지원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외환보유액을 추가로 푸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국책 · 시중은행과 민간기업 차원의 외화자금 조달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이 20억달러를 조달하면서 물꼬를 터놓은만큼 다른 기관들에도 해외 채권 발행을 적극 주문할 계획"이라며 "조만간 산업은행이 수출입은행과 비슷한 규모로 채권을 발행할 것이고 그 후엔 포스코 등 민간기업들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 외국 국부펀드들이 한국투자공사(KIC)와 국내 시장에 공동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한국투자공사법 개정을 서두르기로 했다.

김인식/홍영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