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성과급 지급 축소로 영업적자의 위기를 반전시킬 가능성이 주목된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2000억~5000억원 가량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돼 왔으나, 14일 삼성전자가 역대 최저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지며 흑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업부별로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도록 돼 있는 삼성전자의 초과이익분배금(PS)이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연봉 대비 한 자릿수 비율로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예년의 경우 8000억원에 달했던 성과급 규모가 대폭 줄어든다면 기존 영업적자 추정치를 상쇄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 4분기 실적과 관련 "영업에서는 흑자를 발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영업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것으로 판단되는 근거는 펀더멘털 측면보다 인센티브 지급 축소가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영업적자를 면한다고 해도 임직원들의 사기 저하라는 무형적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삼성전자 성과급은 국내 최고 기업으로서의 상징적 자부심이며, 지난해 3분기까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영업이익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업의 가장 큰 자원이 사람이라는 점에서 성과급을 줄인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손실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영업 부문에서 이익을 낸다고 하더라도 순손실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LCD TV 판매 부진으로 해외 현지 법인들의 지분법 평가 이익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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