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오바마, 민주당 내에서부터 반란 직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3일 집행되지 않은 3천500억달러 규모의 2차 구제금융를 신속히 집행해줄 것을 요구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이날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들과 가진 비공개 오찬에서 3천500억달러의 2차 구제금융 집행에 반대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오찬에서 부시 행정부가 1차분 3천500억달러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고치겠다는 약속도 했다.

오찬에 참석한 의원들에 따르면 오바마 당선인은 자신의 구제금융 집행에 반대하는 어떤 시도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점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당선인측은 16일로 예상되는 표결을 앞두고 15일 상원 공화당측과도 접촉할 예정이다.

미 상원의 조지프 리버만 의원은 "이는 오바마 당선인이 우리에게 요청한 첫 번째 법안이 될 것"이라면서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아울러 자신이 마련한 경기부양 대책에 대해 의회가 신속히 조치해 줄 것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원 민주당 의원들은 향후 2년 내에 투입될 8천억달러 규모의 재정지출과 관련, 현재 4천억 달러 정도는 고속도로, 교량 건설 등 전통적으로 경기침체기 사용되는 대책에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전했다.

또 일시적으로 실업 급여를 주당 25달러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바마 당선인은 12일 "금융시스템이 지난해 9월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취약하다"면서 구제금융 집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오바마 당선인의 요청을 받아 의회에 7천억달러 규모의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자금 가운데 집행되지 않은 2차분 3천500억달러의 집행을 의회에 요청해 둔 상태다.

민주당 소속 찰스 랑겔 미 하원 세입위원장은 이날 오찬 뒤 논란을 빚고 있는 오바마 당선인의 경기부양책에 포함된 감세 규모를 3천억달러 이내로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오바마 당선인의 감세안은 민주당 내에서 실효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오바마 당선인이 경기부양책과 각료 지명과 관련해 자신이 속한 민주당으로부터의 반란'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경기부양책에 대한 민주당 내 이견 및 리언 파네타 전 백악관 비서실장을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지명한 뒤 일고 있는 민주당 내 반발을 예로들면서 이는 부시 행정부 시절 8년간 의회를 독립적 기관이 아닌 마치 행정부의 피고용인처럼 대한 데 따른 반작용으로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건강보험 문제나 연방 재정적자 감축 문제 등 쟁점 사안과 관련해 이같은 논란이 더욱 자주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 소속 하원 서열 3위인 제임스 클라이번 의원은 "민주당원들이 공화당원들처럼 행동하길 기대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AP.블룸버그=연합뉴스)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