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들의 해외 채권 발행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미국 리먼 부도사태 이후 처음으로 20억달러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발행한 채권은 5년 만기 고정금리 달러화 채권으로 금리는 리보(런던은행간금리)보다 연 6.25%p 높은 수준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이번에 발행한 글로벌본드는 1998년 정부가 40억달러의 외평채를 발행한 이후 가장 큰 규모"라며 "미국, 유럽 등에서 발행금액의 2배가 넘는 44억달러 규모의 투자주문이 몰렸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은 이번에 발행한 글로벌본드 이외에 올해 들어 브라질 헤알과 싱가폴 달러 등 틈새시장에서 5억1000만 달러 상당의 채권을 만기 1~2년, 사모채권으로 발행해 새해 보름 남짓한 기간에 이미 총 25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민영화대상이 아닌 유일한 국책은행의 지위를 활용해 정부의 지급보증을 받지 않고 순수 자체신용으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었다"며 "향후 정부의 지급보증을 받고 시장에 진출할 한국계 금융기관들이 성공적으로 외화를 조달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이번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플랜트, 선박 등 우리기업의 자본재 수출과 자원개발, 저탄소 녹색성장 산업, 중소 수출기업의 지원 자금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한편 산업은행도 다음주 중으로 최소 10억달러의 미국달러화 표시 글로벌채권 발행에 나설 계획이다. 산은 관계자는 "발행금리와 수요 등을 감안해 규모를 최대 20억달러까지 늘릴 수도 있다"며 "채권의 만기는 3년과 5년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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