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등 백화점들이 설 대목을 앞두고 풍성한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경기 한파로 얇아진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을 고려해 실속형 선물세트를 늘렸지만 백화점만의 품격과 수준을 보여줄 수 있는 값비싼 '명품' 선물세트와 차별화된 상품들도 다양하게 선보였다. 또 지난해 잇따른 먹거리 파동으로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점을 반영해 품질 · 안전 인증을 내세운 프리미엄 상품군들도 많아졌다.

◆HACCP 인증 굴비 등장

백화점들은 친환경이나 유기농 등 각종 인증을 받은 먹거리 상품들을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특히 이번 설에는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인증을 받은 갈치와 굴비 등 신선식품들이 대거 등장한 게 특징이다.

롯데백화점은 식품의약품안전청,국립 수산물 품질검사원,국립 농산물 품질관리원 등 국가기관이나 유기농 전문 기관의 인증을 받은 선물세트를 20여종 내놓았다. 식약청 HACCP지정 식품인 '용진 갈치 · 옥돔 혼합세트 1호'(18만원)와 '용진 웰빙세트'(10만원 · 옥돔 4~5마리 500g,고등어살 800g,순살갈치 500g,참굴비 10마리)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또 생산단계부터 유통 전 과정의 정보를 공개하는 '수산물 이력제' 상품으로는 22㎝ 길이의 굴비를 황토단지에 담아 800℃ 고열로 12시간 동안 구어낸 천일염으로 간을 한 '황토염 굴비'세트(20만원)를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은 굴비 분야에서 첫 HACCP인증을 받은 영산해다올 법성포굴비를 내놓았다. 이 제품은 자동 손발 소독장치,자동 온도 관리장치 등 식약청 기준에 맞춘 설비를 갖춘 작업장에서 생산하고 두름끈 등 모든 포장재도 세균번식을 억제하는 재질을 사용했다. 가격은 굴비 길이에 따라 15만~150만원이다.


◆프리미엄 한우선물세트 경쟁

백화점의 명절 선물세트의 효자 품목은 전체 매출의 30~40%에 달하는 한우선물세트다. 백화점들은 이번 설시즌에도 6만원대 국거리,잡뼈 상품부터 50만~60만원대 프리미엄 상품까지 다양한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신세계는 항생제와 성장 촉진제를 전혀 쓰지 않고 무농약 유기사료로 키운 후 가공한 '그린스타 유기농 목장한우 특호'(60만원 · 3.0kg)를 최상급 상품으로 내놓았다. 갤러리아는 전남 강진 농가들과 독점 계약을 맺고 한약재와 발효 막걸리를 먹여 키운 강진맥우로 선물세트를 구성했다. '강진맥우 화식우 특선세트'(1.5kg)가 41만원으로 HACCP인증도 받은 상품이다. 애경백화점은 경기 양평에서 생산하는 한우브랜드인 '개군한우'로 명품세트(60만원),진품세트(35만원),정품세트(25만원) 등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은 소비자시민모임이 우수 축산물 브랜드로 인정하고 생산이력제를 도입한 '청풍명월 명품세트'(65만원),현대백화점은 농림부로부터 한우 무항생제 친환경 인증을 받아 안전성이 확보된 '서산 화식한우'선물세트(46만원)가 주력 한우 상품이다.


◆10만원 이하 실속형 선물세트도 많아져

백화점들은 정육과 수산물 등 신선식품과 과일,생활용품 등에서 10만원 이하의 실속형 선물세트 물량과 종류를 대폭 확대했다. 롯데백화점은 실속형 선물세트를 지난해 설에 비해 180여개 품목을 더 준비했고 5만원 이하 '가계 절약 세트'종류도 20% 이상 늘렸다. 현대백화점도 3만~10만원대인 실속 혼합선물 세트를 지난해보다 20%가량 증가한 400여품목을 내놓았고 신세계는 중저가 선물세트인 '굿초이스' 상품 물량을 55.7% 늘렸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