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타나모기지, 100일내 폐쇄 어렵다"
"취임 즉시 이란 등 중동사태 특별팀 운영"


오는 20일 취임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1일 어려움에 빠진 미국 경제를 회생하기 위해 자신이 내세웠던 선거공약의 축소와 국민들의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이날 오전 방송된 ABC방송 `디스 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제 현실적이기를 원한다"면서 "선거과정에 내가 말했던 모든 것을 우리가 기대했던 속도대로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해 공약 재검토 방침을 밝혔다.

오바마는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공약을 재조정할 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오바마는 소매판매실적, 제조업 실태 등 모든 경제지표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불황에 처해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 노동부는 지난 10일 작년 한 해 동안 260만명이 일자리를 잃어 12월 실업률이 예상을 뛰어넘어 7.2%로 껑충 뛰었다며 이는 최근 16년이래 최고라고 밝혔다.

오는 20일 취임하는 오바마는 경기진작을 위해 향후 2년간 7천750억달러 규모의 재정지출 및 세금감면 대책을 마련키로 하고 이를 위해 의회가 신속히 조치를 취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그는 경기부양책에 대한 국민들과 의회의 지지를 얻기 위해 지난 주부터 매일 경제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 정부의 조치가 없으면 미국 경제가 더 깊고 오랜 불활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같은 민주당 소속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재정적자가 심해지자 중산층 세금감면 입법 등 일부 공약을 포기하고 정부 재정지출을 줄인 바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전날 발표한 경제대책 보고서에서 2년간 경기부양책을 통해 일자리 400만개를 창출하고, 2010년까지 GDP(국내총생산)를 3.7% 증가시키겠다고 밝혔다.

오바마는 또 이날 인터뷰에서 금융기관 구제를 위해 조지 부시 행정부가 배정한 7천억달러 가운데 남은 3천500억달러를 집행하는 데 있어 더 엄격한 가이드라인과 투명성을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는 월가 금융위기 해결을 위한 금융기관 구제계획인 `문제자산구제프로그램(TARP)'이 제대로 감독되지 않는 등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이 같이 약속했다.

오바마는 또 이날 자신이 연기할 공약 중 하나로 미국의 인권침해 논란을 일으켰던 쿠바의 미 해군 관타나모 기지 폐쇄를 언급했다.

오바마는 테러용의자들을 수용했던 관타나모 기지를 자신은 여전히 폐쇄해야 한다는 입장임을 강조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해 조속히 폐쇄되기는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

외교정책과 관련, 오바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와 이스라엘간 무력충돌 사태에 대해선 언급을 피한 채 취임하면 곧바로 대책팀을 꾸려 중동평화협상에 즉각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는 또 이란 핵문제가 차기 행정부의 가장 큰 과제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면서 이란 사태에 즉각 개입할 것임을 다짐하는 한편 이란국민을 존중하는 동시에 그 지도자들에게 미국이 기대하는 것을 명확히 밝히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