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두 달 연속 인하돼 연 2.5%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향후 추가 인하도 유력한 상황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 3.50% 수준인데 비해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1%,한국은행이 전망하는 올 상반기 물가상승률은 3.5%여서 실질금리는 사실상 제로(0)시대가 됐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고금리 금융상품에 관심을 가질 만한 시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권고다. 저축은행들의 고금리 예금상품과 아직 금리 인하 효과가 덜 미치고 있는 카드채 등이 유망한 투자 대상으로 꼽힌다.

또 증시가 최소한 상반기에는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만큼 주가가 낮은 상황에서 발행된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주식 비중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시스템펀드 등에도 눈을 돌려볼 것을 전문가들은 주문했다.

◆고금리 상품 줄어드는 추세

기준금리 인하로 저축은행의 고금리 예금 상품은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형 저축은행들이 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중소형사들도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이 고금리 예금에 가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안정적인 예금을 찾는 고객들은 투자를 서둘러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12일 상호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가장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곳은 중앙부산저축은행이다. 이 회사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연 8.2%에 달한다. 흥국 · 양풍 · 한일저축은행 등도 연 8% 이상의 높은 예금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다만 저축은행 예금에 들 때는 먼저 회사가 안전한지를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 이상,고정이하 여신비율이 8% 미만이면 우량 저축은행으로 분류된다. 이들 지표는 해당 저축은행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증권사 지점을 통해 쉽게 살 수 있는 카드채도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연 8% 안팎에서 발행되고 있어 매력적이다. 현재 증권사 지점을 통해 나온 카드채는 산은캐피탈(8.4%) 현대카드(금리 8.1%) 우리파이낸셜(8.0%) 등이다. 소매 채권은 증권사 지점에서 1000원 이상이면 주문이 가능하다.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장은 "카드채 중에서도 모기업이 은행이거나 대기업 계열인 우량 채권은 투자해볼 만하다"며 "다만 소액 투자여서 매매를 통해 유동성 확보가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만기까지 들고 있을 생각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스권 장세 주식 관련 상품은

박스권 장세를 염두에 둔 투자자라면 주식 관련 상품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 주가가 작년처럼 반토막이 날 정도로 급락하지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인 만큼 주가 하락과 상승에 동시에 투자할 수 있고,원금보다 많은 금액을 손실로 날릴 위험이 없는 주식워런트증권(ELW)을 생각해볼 수 있다.

금융위기로 대거 원금을 손해봐 인기가 크게 떨어졌지만 ELS도 원금보장형을 중심으로 올해엔 눈여겨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증권사들은 최근 연 10% 수익률로 원금보장형 ELS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원금 비보장형도 주가가 현재보다 절반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 보장이 되는 상품이 많다.

기대 수익률은 원금보장형의 경우 연 15%,원금 비보장형은 30% 정도가 적정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펀드의 경우 인덱스펀드 채권형펀드 리버스펀드 등 여러개의 펀드 안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엄브렐러펀드나 주식 비중이 조절되는 자산배분형펀드,오토시스템펀드 등이 박스권 장세에서 관심을 둘 만한 상품으로 꼽힌다.

다만 엄브렐러펀드는 펀드 간 이동시기를 투자자가 판단해야 하고 자산배분형펀드 등은 펀드매니저가 정한다는 점이 다르다. 자산배분형펀드인 'KTB액티브자산배분주식혼합'의 경우 작년 3월 설정 이후 주식 비중을 수시로 20~60%로 조절하면서 7%의 수익을 내고 있다. 이 기간 주식시장은 27% 하락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