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후 최악 실업사태로 석유수요 감소 예상

9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미국의 지난해 고용사정이 2차 대전 이후 최악을 기록한데 따라 심각한 경기침체와 이로 인한 석유 수요 감소 우려가 고조된 영향으로 떨어지며 4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0.87달러(2.1%) 떨어진 배럴당 40.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장중에는 배럴당 39.38달러까지 떨어져 올해 들어 처음 40달러선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WTI는 이번주에 12%나 떨어져 12월 첫주에 이어 5주만에 가장 큰 주간 하락률을 보였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2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0.81달러(1.8%) 떨어진 배럴당 43.86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지난해 미국에서 약 26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져 1945년 이후 최악의 실업사태가 빚어진 것으로 나타난 영향으로 하락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258만9천개의 일자리가 없어져 63년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의 실업률은 2007년의 4.6%보다 1.2%포인트 상승한 5.8%를 나타내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작년 12월 한달 동안에는 52만4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실업률이 7.2%에 달했다.

11월의 6.8%에 비해서는 0.4%포인트가 뛴 것으로, 1993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실업 사태는 가계의 소비지출이 줄이고 기업의 실적 악화를 불러와 다시 고용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 경기침체의 골을 깊게 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유가가 다시 12월 기록했던 배럴당 32.4달러의 근래 최저치로 향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에너지 자문사인 IAF 어드바이저스의 애널리스트인 카일 쿠퍼는 블룸버그 통신에 오싹한 경제 지표 때문에 유가가 다시 12월의 최저치를 시험할 것이라며 하락세를 예상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