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에 임원들에 대한 감원 한파가 불 조짐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이 지난해말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임원수를 축소한 데 이어 통신업계 맏형 격인 KT도 오는 14일 이석채 사장후보의 사장 선출직후 임원직을 줄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KT가 임원들에 대한 수술에 들어가면 합병을 앞둔 자회사 KTF에도 같은 압박이 가해지게 돼 통신업계 전반의 임원 감원 바람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의 임원 줄이기는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성장정체를 보이고 있는데다 경기침체로 올해 수익전망이 불투명한데 따른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실제 통신업계에서는 그동안 성장을 거듭하면서 나눠먹기식 승진인사가 많아 제조업종보다 직원 수 대비 임원 수가 비대하다는 비난이 적지 않았다.

통신업계는 특히 내주 발표될 KT의 조직개편 및 인력조정 방안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석채 KT 사장 후보는 최근 업무 인수인계를 위해 가동한 경영디자인 태스크포스로부터 전체적인 조직 및 인력운용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조직 전반적으로 시스템이 방만한 것이 눈에 띈다.

임원 수가 너무 많다"며 변화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KT는 이에따라 현재 신사업, 마케팅, 네트워크 부문 등 기능별로 8실(연구소 1) 7부분 1본부인 조직체계를 개인고객, 가구고객, 기업고객, 서비스디자인, 네트워크 등 고객 유형 및 기능에 따라 5실 5부문 1본부로 바꿀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를 통해 임원직을 현재 380명(상무대우 포함)에서 상당수 줄이는 한편 직급체계 전반에 대한 수술을 감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KT관계자는 "이같은 시도는 성장정체에 빠진 KT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성장동력을 가속화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며 "최종 보고서가 곧 이 사장 후보에게 제출되면 14일 임시주총, 이사회를 거쳐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KT의 변화는 자회사인 KTF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KT 이 사장후보는 KTF에 대한 현황보고를 듣는 자리에서도 임원 수를 문제삼았던 것으로 전해져 합병전이라도 임원 수에 대한 조정이 시도될 공산이 크다.

KTF는 현재 직원 2천100여명에 55명의 임원을 두고 있다.

이에앞서 SK브로드밴드는 지난달 24일 종전 3부문, 5본부, 29실.4지사, 118팀 체제를 3부문.2단, 3실, 24본부.그룹, 85팀 체제로 조직을 슬림화하면서 41명이었던 임원을 23명으로 대폭 축소했다.

SK그룹내 다른 계열사보다 조직이 방만하고 임원수가 많다는게 이유였다.

SK텔레콤도 지난달말 인사를 단행하면서 100명에 달했던 임원 수를 소폭 줄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회사측은 "거의 변동이 없다"며 정확한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