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유동적..상의.무협 회장 연임 유력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단체 빅3 수장들의 임기가 다음달 종료됨에 따라 이들의 연임 여부가 주목된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 조석래 회장의 경우 연임 쪽에 무게가 실려있으나 일각에서 교체론도 나오고 있고, 대한상의 손경식 회장과 무역협회 이희범 회장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연임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전경련은 오는 15일 새해 첫 회장단 회의를 갖는 데 이어 다음달 19일 총회를 열어 조 회장 연임 여부를 결론짓는다.

15일 회장단회의에서는 조 회장의 연임 문제,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부회장직 유지 여부, 허창수 GS회장과 강덕수 STX 회장, 현정은 현대 회장 등의 회장단 가입 문제, 여의도 회관 신축 등이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조 회장이 지난 2007년 3월부터 전경련을 비교적 무난하게 이끌어왔고,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이어서 재계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정부에 전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 때문에 일단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걸림돌이 됐던 조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은 효성건설 전 자금담당 직원의 개인비리로 결론이 나면서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다.

심각한 경제위기를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주요 그룹의 총수들이 전경련 회장직에 나서기 어렵다는 조건도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4대 그룹 등 주요 재벌그룹 총수가 회장으로 나서면 어느 정도 자기 희생이 불가피하다"며 "다들 자기 코가 석자여서 나서려고 하지 않을 것이고, 그런 것들을 감안하면 연임하는 쪽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그러나 '친기업 정부'가 등장한 이후 경제단체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여서 전경련 회장직 역시 강화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역사적으로 보면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지난 10년 동안 전경련의 역할이 계속 위축돼왔고 재계의 실력자가 회장으로 나설 상황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교체 가능성을 거론했다.

다른 관계자는 "아직까지 아무런 얘기가 없어서 연임쪽이라고 봐야겠지만, 총회 때까지 가봐야 안다"며 여지를 남겼다.

다음달 임기를 마치는 대한상의 손경식 회장의 경우, 연임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공회의소법이 개정되면서 연임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 데다 손 회장이 새 정부 들어 추진한 민ㆍ관 규제개혁 성과 등으로 재계로부터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상의법상 임기 3년의 회장직은 호선 방식으로 선출되며 작년에 법이 개정되면서 회장이 1차례 연임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항이 새로 마련됐다.

상의는 지난해 정부와 민관합동규제개혁추진단을 운영해 9개월간 각 정부 부처에서 재계의 건의과제로 올린 사안 중 40.4%에 해당하는 271건을 수용하도록 이끌어내는 등 정부와 기업의 가교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는 것이 관행이어서 손 회장이 다음달 25일 서울상의 회장에 선출되면, 이틀후 대한상의 총회에서도 자동으로 회장이 된다.

이희범 현 회장의 임기가 내달 종료되는 무역협회는 다음달 24일 총회를 열어 새 회장을 선출하며,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협회 안팎의 관측이다.

이 회장은 무역주무 장관인 산업자원부 장관 출신답게 무역업계의 이해를 적극적으로 대변하면서 '발로 뛰는' 움직임을 보여줘 정부와 업계 양쪽의 신뢰가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
무역협회는 2만5천여 회원 가운데 통상 3천개 정도의 법인 대표가 참석하는 총회에서 선거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관례상 무역협회 회장단이 정부와의 조율을 거쳐 후보를 정해 추대하는 형식이 이어져왔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김종수 안희 기자 mangels@yna.co.krjsking@yna.co.kr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