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년 만에 최저 수준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8일 기준금리를 2%에서 0.5%포인트 인하해 315년 만에 최저인 1.5%로 낮췄다.

영국의 기준금리가 2% 밑으로 내려가기는 1694년 BOE가 설립된 이래 처음이다.

BOE는 금융 위기로 인한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지난해 9월 5%였던 기준금리를 10월 4.5%, 11월 3%, 12월 2%, 1월 1.5%로 네 차례 연속 인하했다.

BOE는 이번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2008년 4.4분기에 기업활동의 위축 정도가 심화됐고, 올 1.4분기에 산업 생산이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소매업체에 대한 조사는 소비가 위축됐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조업자단체인 엔지니어링경영자협회(EEF)는 "BOE가 현 상황을 대처하는 데 너무 소극적"이라며 "금리가 다음에 다시 인하될 것이라고 볼 때 왜 지금 인하하지 않고 더 기다리게 하나"라고 금리 인하폭에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근접해감에 따라 영국 정부가 신용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돈을 더 찍어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더 타임스는 8일 전했다.

알리스테어 달링 재무장관과 머빈 킹 BOE 총재는 돈 공급을 수십억 파운드 늘리고, 정부나 민간 부채부터 사모펀드까지 부실 자산을 이 돈으로 인수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재무부 소식통은 돈을 더 찍어내는 방안이 현재 정부의 의제로 올라와 있지 않다고 부인했으나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달링 재무장관은 7일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잉글랜드은행이 "양적완화"를 실행하거나 돈을 더 찍어내려고 할 경우 재무부와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