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올해 수출 내수 등 전반적인 시장상황이 상반기 최악의 시기를 지나 하반기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가 8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주요 석유화학업체 CEO들은 중동 지역 화학업체들의 잇따른 설비투자 취소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수요 증가로 올 하반기 이후 시장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홍식 삼성토탈 사장은 "작년 하반기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몰아닥친 수요급감과 재고차손 피해는 올 상반기에도 여전히 큰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대부분 업체들이 재고를 털어내며 재고차손 피해를 줄여가고 있고 하반기 이후엔 자동차와 IT 소재 부문의 수요 회복으로 수출도 다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동 지역의 설비증설 지연으로 공급과잉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돼 주요 화학제품의 가격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범식 호남석유화학 사장은 "국제 유가 향방이 시장 상황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되겠지만 현재로선 하반기 이후 국내외 시장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복합수지 등 수출단가가 높은 고부가 제품의 생산을 꾸준히 늘려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허원준 한화석유화학 사장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선진국들의 화학설비 폐쇄와 구조조정이 확산되면 업황 반등시점도 더 빨라질 것"이라며 "성장잠재력이 큰 인도나 동남아 지역으로 수출 지역을 다변화해 사업수익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