땔감 없어 벌목..학교.공장은 문 닫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스 싸움에 유럽 국가들이 추운 겨울밤을 덜덜 떨면서 지새고 있다.

8일 더 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은 -27℃의 이상한파가 엄습한 가운데 7일 러시아로부터 가스 공급까지 중단되자 잇따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공장 폐쇄와 임시 휴교를 지시하고 나섰다.

이날 러시아의 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된 국가는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슬로바키아, 체코,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그리스, 헝가리, 마케도니아, 루마니아, 세르비아, 터키 등 12개국.
이중 발칸반도 국가들은 러시아 가스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대체 에너지 개발이나 현대적 에너지 기반 시설을 구축할 만한 여유가 없어 특히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전체 가스 수입분의 92%를 우크라이나의 수송관을 통해 공급받는 불가리아에서는 적어도 1만5천 가구가 난방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슬로바키아는 소련 시대에 쓰다 버려진 낡은 원자력 발전소를 재가동하려 하고 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연방의 국민들은 암시장에서 석탄을 구입하고 있으며, 땔감을 마련하기 위해 나무까지 베고 있는 실정이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는 7일 러시아에서 공급 받던 가스량이 현격히 감소했다고 밝히고 대체 에너지와 가스 비축분의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평소 영국으로 가스를 수출하던 유럽 대륙의 국가들은 가스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이날부터 영국에서 가스 비축분을 수입하기 시작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유럽의 소비자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스분쟁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의 가스 대란을 용납할 수 없다며 "가스 중단은 수 년만의 한파가 강타한 유럽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