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 건설銀 지분 28억弗 매각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에 은행 자금 총동원령을 내리면서 부실 우려가 커진 중국 은행들이 외국 자본 철수와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역풍을 맞고 있다. 중국 경제일보는 8일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보유 중인 중국건설은행 주식 가운데 56억주를 28억달러에 처분,지분율을 19.1%에서 16.6%로 줄였다고 보도했다. BOA는 중국건설은행 기업공개(IPO)에 참여해 받은 물량의 보호예수가 끝나 지분을 일부 처분했다고 밝혔다.

또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도 중국은행 주식 20억주를 팔아 5억2400만달러를 현금화했다. 리카싱 재단이 소유한 메그니티코 홀딩스는 보유 중인 중국은행 주식 50억주 가운데 20억주를 팔아치웠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전했다. 스위스 UBS도 지난주 중국은행 지분 1.6%를 전량 처분,8억8000만달러를 회수했다. 영국 정부의 구제 금융을 받은 로열뱅크 오브 스코틀랜드(RBS)도 보유 중인 중국은행 지분 매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신용평가사인 S&P는 중국 은행들의 신용 등급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앞으로 신용 등급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외국 은행의 잇단 지분 철수와 관련,금융 위기로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큰 데다 중국 은행들의 부실화 우려가 겹쳤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정부가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인,은행에 대출을 늘리도록 독려하고 있어 부실 대출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S&P는 작년 9월 말 현재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로 5.04%인 부실 대출 비율이 올해 7.08%로 2.0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랴오칭 S&P 연구원은 "중국 은행들은 실업과 같은 사회적 이슈에 맞서는 동시에 은행의 상업화와 현대화를 추구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정책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경영난 타개를 위한 해외 금융사들의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중국 은행으로부터 투자 자금을 회수하는 한 요인이다. 해외 금융사 중 RBS가 중국은행 지분 8.3%를,싱가포르 테마섹은 4.1%를 갖고 있으며 골드만삭스,알리안츠,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 등이 공동으로 중국 공상은행 지분 7.3%를 보유하고 있다. 또 HSBC는 교통은행 지분 19.9%를 갖고 있는 상태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