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동유럽 국가들이 외환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7일 '2009년 해외 10대 트렌드' 중 하나로 경기침체 심화를 들며 "경제펀더멘털이 취약한 일부 국가들은 외환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동유럽 국가들의 경우 외환보유액 대비 외채가 과다하고 재정수지도 적자"라고 지적했다.

선진국 시장의 수요 감소와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신흥국들의 경제난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선진국 금융기관의 자금 회수가 본격화되면, 일부 신흥국은 '자본 유출→통화가치 및 주가 하락→신용등급 하락→달러화 유동성 부족'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발트 3국을 비롯해서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국가들이 객관적 지표상 리스크가 크다"며 "우리나라는 서유럽보다 동유럽 수출 증가율이 높았는데 당분간 수출 시장으로서의 매력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유럽 지역의 경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국내 기업들이 헝가리 등에 진출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1982년 이래 최저 수준인 1% 미만 저성장이 불가피하며, 글로벌 금융위기는 오는 2분기 이후 해소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세계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에 적극 나서 모두 2조1000억달러의 재정이 투입될 것으로 분석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2009~10년 신뉴딜정책에 7250만달러를, 중국 4조위안(5860억달러)을 인프라투자 등에 투입키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는 산업도시 건설 등에 경상GDP의 33.2%인 1267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연구소는 이밖에 올해의 트렌드로 국가자본주의 대두, 새로운 국제금융질서 모색, 기업구조조정 본격화와 산업재편, 녹색성장 정책 본격화, 협력외교 강화, 다원주의문화 확산 등을 제시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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