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주택 판매지수 7년래 최저치

미국의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인 공장주문 실적이 4개월 연속 감소하고 서비스업 경기도 예상만큼은 아니지만 위축 국면을 지속하는 등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11월 공장주문 실적이 4.6% 감소했다고 6일 발표했다.

미국의 공장주문 실적이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상무부가 해당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11월 실적은 블룸버그가 시장 전문가 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예측한 -2.3%보다 훨씬 부진한 것이다.

내구재에 대한 주문은 1.5% 감소했으며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주문은 0.1% 줄었다.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의 경우 10월에 14대의 주문을 받았으나 11월에는 7대로 감소했다.

항공기와 방산물자를 제외한 자본재에 대한 주문은 3.9% 증가했으나 당초 상무부가 예측했던 수준보다는 부진했다.

휘발유와 화학제품, 플라스틱 등 비내구재의 주문은 7.4%나 감소해 가장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미국의 작년 12월 서비스 경기도 위축세를 이어갔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이날 발표한 작년 12월 비제조업(서비스업) 지수는 40.6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저였던 전달의 37.3 보다는 나아진 것이고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도 웃돈 것이지만 기준점인 50을 밑돌아 서비스업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37이었다.

ISM 서비스업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밑돌면 경기가 위축됐음을 의미한다.

은행과 항공사, 식당 등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서비스업은 미 경제 활동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서비스업 위축은 경기 전반이 악화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주택시장 침체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이날 발표한 11월 잠정주택 판매지수는 82.3을 기록해 전달보다 4% 하락하며 2001년 이후 7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매매계약을 이뤄졌지만 대금지급 등 거래관계가 최종 완료되지 않은 경우를 뜻하는 잠정주택 판매는 기존주택 판매의 선행지표로, 그만큼 주택 매매가 부진했음을 뜻한다.

NAR의 로런스 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실직의 증가와 악화된 소비심리 등 주택 매입에 나서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주택시장에 초점을 맞춘 부양책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모기지 금리 하락 등과 함께 주택시장이 바닥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이언 셰퍼드슨은 당장의 주택시장 전망은 암울하지만 올해 중반에는 다소 나아질 수 있다면서 모기지 금리가 크게 떨어지는 것과 함께 주택 판매가 더 이상 감소하지 않고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마켓워치에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