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국민은행장은 "금융위기 상황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등으로 금융환경이 바뀌는 만큼 은행 경영의 패러다임도 바뀔 수밖에 없다"며 "국내 금융산업이 한단계 발전하는 데 국민은행이 주도적 역할을 확실히 하겠다"고 6일 말했다. 강 행장은 리딩뱅크 역할을 대외적인 측면과 대내적인 측면으로 구분해 설명했다. 대외적인 차원에선 서민금융과 중소기업 지원에 앞장서고 기업 구조조정도 신속히 추진할 것임을 명확히 했다.

국민은행은 건설업종 대주단협약 등 은행권 공동의 구조조정 노력과는 별개로 자체적인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가동키로 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고객향상프로그램'을 통해 국민은행 단독으로 채무재조정 작업을 진행하고,규모가 약간 큰 중견기업의 경우 '사전(Pre)워크아웃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구조를 개선시켜 나가기로 했다.

강 행장은 이와 더불어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저탄소 녹색산업에 대한 금융지원에 국민은행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린산업 내에서 성장가능성이 높은 업종에 대한 분석작업에 들어갔다"며 "예를 들어 전구를 대체할 LED(발광다이오드)를 생산하는 업체나 재활용업체 등에 대해선 대출을 크게 늘릴 것"이라고 방침을 소개했다.

강 행장은 대내적 차원에서의 리딩뱅크에 대해선 "고객들이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은행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좀 더 구체적으론 고객들로부터 '저 은행에 가면 부풀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얘기를 해 주더라'는 평판을 듣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선 창구에서 펀드를 팔 때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하도록 하고,펀드에서 손실이 나면 직원들이 "손실이 몇% 났는데 환매나 유지를 검토할 때가 됐다"고 알려주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강 행장은 "올해부터 국민은행은 완전판매 120%를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

강 행장은 올해 다른 은행과의 외형경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리딩뱅크라면 질적인 차원에서 다른 은행이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은행"이라는 소신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자산은 국민은행이 274조원,신한은행 242조원,우리은행 247조원이다.

강 행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자본확충펀드에 가급적 손을 벌리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후반 4조5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해 지난해 말 기준 기본자기자본비율(Tier-1)은 9.88%,BIS 자기자본비율은 12.36%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란 자신감에서다. 그는 "올 한 해 기본자기자본비율을 9.5% 이상으로 유지할 것"이라며 "일시적으로 그 밑으로 갈 땐 KB금융지주 주식(현재 13% 이상 보유중)을 처분해 맞추겠다"고 설명했다.

유승호/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