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는 이른바 '도요타 생산방식'으로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도요타방식은 전 세계적인 생산혁신 돌풍을 일으켰고 수많은 기업이 앞다퉈 이를 도입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생산성이나 불량 관리 등에서 도요타를 따라가지 못했다. 도요타 협력사들조차 "도대체 우리는 왜 안 되는 거야"라며 좌절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교산전기(京三電機)는 도요타 방식을 도입해 꿈의 생산시스템을 구축하는 놀라운 성공을 일궈냈다. 오히려 도요타보다 높은 생산성에 0%에 가까운 불량률을 달성했다.

교산전기는 자동차 연료 계통의 핵심 부품을 생산해 완성차 업체인 도요타와 혼다,부품사인 덴소 등에 납품하고 있다. 연 매출 470억엔,종업원 1300여명 정도의 중견 기업이지만 기술력과 품질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기업의 경쟁력을 배우기 위해 1990년대부터 삼성 등 국내 대기업 직원 수천여 명이 일본으로 벤치마킹 연수를 다녀왔을 정도다. 어떻게 교산전기는 도요타를 능가할 정도의 생산혁신을 이뤄낼 수 있었을까?

교산전기가 일군 높은 생산성의 핵심은 작업 표준화에 있었다. 교산전기의 신입사원은 입사한 지 일주일이면 기존 인력의 작업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다.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게 공정을 단순화시키면서,동시에 표준화시켜 놨기 때문이다.

교산전기는 현재 0%에 가까운 불량률을 유지하고 있다. 완벽한 품질관리 체제를 구축한 덕분이다. 불량이 발생하면 기계가 자동으로 멈춘다.

생산성을 높이고 불량률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끊임없는 개선이 있어야 한다. 매일 아침 7시30분.교산전기에는 조시(朝市)라는 아침모임이 있다. 단순한 아침 조회가 아닌 치열한 토론의 현장이다. 조시에서 결정된 사항은 그 날 안에 작업자 전원에게 공지하거나 작업지시를 한다. 지난 20여 년 동안 교산전기는 조시를 하루도 빼먹은 적이 없다.

더 나아가 교산전기는 생산현장을 '잘 보이게' 함으로써 낭비되는 요소와 문제점을 즉시 파악하고 끊임없이 개선한다. 생산라인 곳곳에는 현장상황을 보여주는 관리지표가 붙어 있다.

'마른 수건이라도 지혜를 짜내면 물이 나온다. ' 낭비 제로를 목표로 하는 도요타의 명언이다. 불황을 극복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생산성,품질과 같은 기본을 다져서 낭비를 없애는 것이다. 교산전기는 이를 실천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났다.

세계경영연구원 조미나 이사,이경민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