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별 이해관계로 진통 예상

은행들이 건설과 조선업종에 대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선다.

그러나 구조조정에 방안에 대해 은행별로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기업들의 지난해 재무제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작년 말 마련된 신용위험평가 기준을 갖고 이번 주부터 조선.건설사에 대한 심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일부 은행은 거래 기업의 재무와 경영 상태에 대한 정밀 실사를 이미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주요 은행과 신용평가사,회계법인 등으로 구성된 신용위험평가 작업반(TF)는 이날 오후 은행 여신심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다.

조선과 건설업종 여신 규모가 작아 TF에 참여하지 않은 은행에는 평가 기준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그러나 기업들의 2008 회계연도 재무제표가 확정되지 않아 정확한 심사와 실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지난주에 거래 기업의 2007 회계연도 자료를 갖고 일단 평가를 해봤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아직 작년 재무제표가 확정되지 않아 실질적인 심사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거래은행이 책임지고 기업들의 옥석을 가려야 하기 때문에 구조조정 과정에서 진통도 예상된다.

B은행 관계자는 "이번 평가 기준은 주거래은행이 살릴 기업과 퇴출 기업을 선별하게 돼 있다"며 "다른 거래 은행과의 협의 및 협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C은행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의 평가 과정에서 주관적인 판단이 크게 작용할 소지가 있다"며 "따라서 다른 은행들과 갈등을 빚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