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시장이 한국 기업들의 새로운 수출 도약대가 되고 있다.

중남미 지역은 지난해 우리 기업들의 연간 수출 증가율이 29.4%에 달해 증가율 한 자릿수에 그친 북미나 유럽은 물론, 아시아를 능가할 뿐 아니라 대부분 지역으로의 수출이 격감했던 지난해 12월에도 3.5%의 증가세를 보인 곳이다.

연간 130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낸 지난해도 이 지역에서는 190억 달러에 육박하는 흑자를 거뒀다.

하지만 이 '효자시장'으로의 진출, 특히 이 지역에서 다국적 기업과 더불어 경제권을 쥐고 있는 현지 대기업, '트랜스 라틴'(Trans-Latin)과의 거래를 뚫기 위해 접근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코트라는 5일 중남미 재계 서울 500위 안에 드는 13개사를 비롯, 나라별 주요 기업 등 모두 27개사의 구매조직과 구매절차,구매정책은 물론, 구매 담당자의 접근 포인트까지 담은 '중남미 주요 기업의 구매조직'보고서를 발간해 이들 대기업에 대한 공략법을 소개했다.

◇ 전시회를 노려라


아무리 상품과 기술에 자신있는 회사라도 중남미 지역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현지 대기업 관계자를 직접 접촉하기란 쉽지 않다.

이 지역 대기업의 주축인 석유나 광업, 전력,통신업종의 주도기업들은 대개 국영 독점기업이 많아 구매 담당자를 만나는 것조차 어렵다.

멕시코 이동통신업체에 면담요청을 냈지만 서면답변만 받았던 국내 기업 A사는 과감하게 현지 통신산업 전시회인 엑스포컴(Expocumm) 현장을 찾아 이 전시회에서 통신업체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다.

A사는 지금 이 이동통신업체와 구체적 납품 협상단계에 와있다.

코트라는 "현지에서 개최되는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이 이래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현지 인맥 만들어 한국을 알려라


지구 반대편에 있는 중남미 지역의 대기업은 거리상으로나 그간의 관계로나 한국에서 구매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

해외와 거래를 하더라도 오랫동안 관계가 쌓여있는 유럽,미국기업이 많고 높은 브랜드 가치와 더불어 현지 이민의 역사가 깊은 일본기업들도 있어 굳이 새 구매선을 뚫어야 할 필요가 크지 않아 한국 기업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탓이다.

실제 콜롬비아 석유 공기업의 구매부서 관계자는 세계 최고수준인 한국의 석유 및 플랜트 분야에 대해 "공급선을 다변화할 의향이 있다"면서도 "한국이 이 분야에서 얼마나 발전했는지 잘 모르며 한국 기업의 정보를 얻기가 힘들다"고 털어놨다.

코트라 측은 "현지 기업들은 기존 협력업체에 만족하고 있어 첫 거래를 성사시키기까지 2∼3년 이상 걸리는 것을 각오해야 하며 정보 수집,인맥구축은 물론, 현재 업체와의 협력 등 다방면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 납품 이력 알리고 안되면 컨소시엄으로

세계 3위의 항공기 제조업체인 브라질 엠브레어(Embraer)는 협력업체 선정시 과거 납품 경험사례를 상세히 기술한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까다로운 심사를 진행한다.

경력없는 업체가 이 회사의 파트너가 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이야기다.

박동형 코트라 중남미 총괄센터장은 "중남미 대기업들과 거래하려면 정확한 담당자를 파악해 꾸준히 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과거 공급경험 유무가 중요하므로 공급 이력이 있는 현지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접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