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프 "솔직히 어찌할 바 모르겠다"..삭스 "亞는 성장 지속"

미국의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더 심각해 올해 안에 회복세로 돌아서기 힘들 것으로 미 경제학회가 진단했다.

마켓워치는 4일 미 경제학회 연례회동 참석자들이 한결같이 어둡게 전망했다면서 침체가 '이제 막 시작됐다'는 비관론이 대세였다고 전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애덤 포슨 부소장은 "회동 참석자들이 모두 경기를 우려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케네스 로고프도 "솔직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면서 "위기(가 앞서 시작돼 이제는) 중반에 와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기가 힘들다"고 실토했다.

그는 "10년 후에나 (지금의 상황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을 지낸 앨런 블라인더는 리먼 브러더스가 무너진 지난해 9월 중순 미국의 침체가 시작됐다는 판단이라면서 "지금 매우 심각하며 이제 갓 시작된 침체가 매우 길어지며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10년 1.4분기에도 경제가 여전히 심각해 거시경제적 부양책이 (여전히) 필요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하버드대의 마틴 펠트슈타인 교수도 경기 회복이 지난해 3.4분기 시작됐다는 일각의 기대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면서 "내년 이맘 때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되기 시작한다면 그나마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의 활력을 감안할 때 올 연말이 지금보다 더 저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저명한 경제학자인 MFR 소속의 조슈아 샤피로도 지난해말 블룸버그 회견에서 "2010년이나 돼야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플러스 증가로 반전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면서 "(경제) 조정에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갈수록 많아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사무총장 특별 보좌역을 맡고 있는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는 4일자 스페인 일간신문 엘 페스 회견에서 "전세계가 심각한 침체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 1930년대의 대공황과 같은 파국이 되풀이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컬럼비아대 지구연구소장도 겸하고 있는 삭스는 이어 "세계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는 전반적인 플러스 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