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은 4일 국내 은행들은 올해 경쟁 구도가 변화하면서 매물이 등장하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은 이날 주간 금융브리핑에서 과거 영국의 은행 빅뱅 사례와 최근 미국의 은행산업 구조개편에서 보듯이 규제 완화 이후 은행 간 격차가 심화하는 경향이 있고 불황기에는 그 격차가 경쟁구도 변화로 이어져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서병호 연구위원은 "올해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대규모 현금을 동원해 인수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정부의 유동성 공급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제한)가 완화되면 전략적 파트너도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합병이라는 대안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금융업계는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국내 금융회사 187개사를 대상으로 '2009년 금융산업 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 금융산업은 6.7%의 역성장을 하고 영업이익도 6%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금융회사들은 마이너스 성장의 원인로 실물경기 침체의 장기화(32.6%)와 글로벌 신용경색(32.0%)을 꼽았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규모 확대(16.2%)와 가계대출 불안 심화(12.8%)도 불안요인으로 들었다. 업종별로는 증권업(-8.2%)과 은행업(-7.1%)이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조사에 응한 금융사들의 절반가량(48.9%)은 '인위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