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맥 인수 금액 130억弗
소로스ㆍ델, 사모펀드와 공동투자

델 컴퓨터 창립자인 마이클 델의 자산을 관리하는 사모투자회사와 헤지펀드의 귀재인 조지소로스가 관리하는 펀드가 구조조정 전문 사모투자자들과 공동으로 작년 7월 파산한 미국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은행인 인디맥을 139억달러에 인수한다. 사모펀드가 은행 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은 지난 1991년 저축ㆍ대부조합(S&L) 부실 사태에 따른 뱅크오브 뉴잉글랜드 이후 처음이다.

3일 블룸버그통신과 CNN머니 등에 따르면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인디맥을 이들 투자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이번 투자에는 마이클 델의 자산을 관리하는 '마이클 델 MSD캐피탈'과 조지 소로스 펀드,구조조정 전문회사인 JC플라워스,스톤 포인트캐피탈,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존 폴슨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서브프라임(비우량) 모기지 사태로 금융위기가 터진 후 파산한 금융사를 투자자들이 연합해 인수하는 첫 사례다.

소로스ㆍ델, 美모기지 은행 인디맥 인수한다
인수 후 최고경영자는 골드만삭스 임원을 지냈던 스티브 너친 듄 캐피털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와 케리 러글린 메릴린치뱅크앤트러스트 CEO가 공동으로 맡게 된다. 인디맥은 1580억달러에 달하는 모기지 자산을 운용중이다.

이들 투자자와 FDIC는 인디맥이 보유한 부실 모기지 자산에 대한 손실을 분담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기지 자산 손실의 20%를 우선적으로 투자자들이 책임지고,나머지 손실은 FDIC가 분담하게 된다. 이번 계약으로 FDIC는 최저 85억달러에서 최대 95억달러의 손실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도는 규모다.

인수 은행의 경영을 맡게 된 스티브 너친 CEO는 "금융서비스 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으로 인수팀을 구성했다"며 "인수 후 신규 자본투입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새 경영진은 그동안 인디맥이 추진해 온 모기지 고객에 대한 채무구조조정을 계속 추진키로 했다. 인디맥은 행동안 차압을 막기 위해 모기지 고객의 월 수입에서 모기지 부담금이 38%를 넘지 않도록 상환 기간을 연장해주거나 금리를 낮춰줬다.

한편 금융위기 속에서 파산 은행들의 자산 매각이 어려워지자 작년 12월 FDIC와 통화감독청(OCC),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은 사모펀드들의 은행 매입도 허가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사모 투자자들의 부실 금융사 인수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9월 말 현재 FDIC가 부실 징후가 있다고 꼽은 금융사는 171개에 달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