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은행..자영업 돈줄 `꽁꽁'

금융팀 = 지난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경기 한파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건전성 악화 등을 우려한 금융권이 자금 지원을 꺼려 고통이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

외환.기업은행 등 6개 주요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작년 말 299조28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4.4%(37조7천416억 원) 늘어났다.

이는 2007년의 증가액 50조7천812억 원과 비교하면 13조 원가량 감소한 것이다.

특히 금융경색이 심화한 작년 하반기의 대출 실적은 11조 원으로 작년 상반기 26조 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 중 12월 대출액은 전달보다 1조8천934억 원이나 감소했다.

국민.우리.하나은행 등 3개 시중은행이 작년에 자영업자 등 소호(SOHO)에 빌려준 돈은 4조218억 원으로 2007년 7조5천840억 원의 53%에 그쳤다.

반면 은행들의 대기업 대출 증가액은 작년에 21조4천64억 원으로 전년의 2.5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14조2천526억 원으로 3배에 육박하는 등 대출 양극화가 심화됐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주요 고객인 저축은행은 물론 신용카드사도 유동성 확보에 애를 먹으면서 대출을 축소했다.

작년 하반기 저축은행의 여신 순증액은 ▲7월 1조1천억 원 ▲8월 1조3천억 원 ▲9월 6천억 원 ▲10월 7천억 원 ▲11월 5천억 원 등으로 급감했다.

5개 전업카드사의 작년 1~9월 월평균 카드론 실적은 9천201억 원이었으나 10~11월에는 월평균 6천555억 원으로 줄었다.

신용위험이 있는 회사채(3년 만기, AA-등급) 금리는 이달 2일 기준 7.73%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중소기업들은 직접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권의 중소기업 대출을 활성화하려면 정부가 금융기관의 자본 확충을 조속히 지원하고 우량 기업을 선별할 수 있도록 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선 금융권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특단의 조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지면 생존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안심하고 대출을 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